2016년 2월 13일 토요일

청년 취업, 해외영업이 답이다 - 철지난 상품이어도 된다

청년 취업, 해외영업이 답이다 -철지난 상품이어도 된다
 
지금의 수출지원 정책이나 생산관련 정책은 지나치게 IT 벤처위주로 되어있다. 하지만 나는 무역업으로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아날로그 제품을 권한다. 왜냐하면 벤처기업의 디지털제품의 수명은 아날로그 제품에 비하여 매우 짧아 주문을 빨리 받지 못하면 제품공부만 하다가 세월 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을 보면 같은 전자제품이라도 선풍기는 여전히 시장에서 잘 팔리는 품목이지만, DVD 플레이어는 어느 순간에 나타났다가는 확 사라져버렸다. 그 기간에 불과 4-5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디지털제품은 그 제품의 생산자 또는 개발자 말고는 가급적 손대지 말라고 한다. 하늘아래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짧지 않은 제품이 좋은 것이다. 물론 시대를 앞서가는 최첨단 제품은 일단 팔리면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남들 보기에는 멋있어 보이지만 이제껏 경험상 꼭 첨단제품만 할 필요는 없다. 선풍기는 이미 100년전부터 있었지만 여전히 에어컨과 공존하며 잘 팔리고 있다. 최첨단, 최신, 최고의 제품만 팔리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남들이 꺼리는 것, 무시하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이 은근히 장사 속을 채워주는 일도 허다하다.

 
남이 버린 것도 좋다
 
고양상공회의소 여성CEO 기업인회 회장직도 겸임하며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지표가 된 구성자 기석무역 대표의 사업장에는 헌옷이 산더미처럼 가득하다. 전국에서 분리 수거된 이 옷들은 작업장으로 옮겨져 종류별 분류과정을 거친다. 자동화된 세탁, 건조과정을 거친 후엔 130여 종으로 다시 분류돼 박스에 포장돼 32개국으로 수출된다. 연매출 180억원에 달하는 수출품이다. ....... 기석무역은 국내 대표적인 중고의류 수출업체로 의류 가공 사업장이 3개 있다. 이곳의 의류는 대부분 사이즈가 안 맞아서 버린 양질의 것들이다. 재활용할 수 없는 의류는 모두 선별해서 폐기 처분한다. 이들 의류는 아프리카 전역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로 수출되는데, 현지 반응이 뜨거워 하루 평균 2개국의 바이어들이 수입 상담을 위해 기석무역을 찾는다. ...... 기석무역의 주요 업무는 수출이다. 의류 재활용, 외화획득,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가지 사업 영역을 강조하는 구 대표는 지역 근로자 138명을 고용하고 있다. (고양신문, 2015.5.7.)
 
남이 쓰던 헌 옷을 입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중국 사람들은 옷에 입던 사람의 혼이 들어있다고 하여 중고 옷이나 가방같은 것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좋다면 헌 것, 새 것을 가리지 않는다. 미국도 이사할 때는 차고 개방 판매 (GARAGE SALE)을 하면서 중고 옷, 가전제품, 가구등을 파는 관습이 있다. 나의 일본 바이어도 미구과 유럽을 돌아다니며 구제 옷을 사다가 일본에 파는 비즈니스를 했다. 그게 장사가 될까 하는 구석에서 조용히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화려할 필요도, 거대한 규모도 필요도 없다. 그저 나만의 생활을 충족할 정도면 된다. 그런데 그게 세계를 상대하다보니 기석무역처럼 백억원대가 넘어가기도 한다.
 
 
때로는 한국에서 이미 철지난 상품도 외국에서는 신상품이 될 수도 있다.
 
빙그레에서 파는 바나나우유가 그렇다.
 
수출 11개월 만에 300만개 판매올해 500만개 가능할듯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일명 단지우유(항아리)가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가 중국에 바나나맛 우유를 수출한지 11개월(20141120158월 기준)만에 300만개 판매를 넘어섰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5억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월별 매출이 2억 원을 상회하고 있어, 연말 500만개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바나나맛 우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유제품보다 가공된 우유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기호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아시아경제, 2016.5.9.)
   
 
1974년 우유를 잘 못먹는 어른들을 위하여 당시 고급 과일이었던 바나나향을 넣은 제품으로 처음 시장에 나왔다. 그 이후 꾸준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지만 최근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커피우유등 음료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면서 경쟁이 심화되었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이제 우유산업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1인당 우유 소비량은 한국의 1/3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에서 우유 맛이 나는 제품은 빙그레가 유일하다. 이런 중국 시장에서서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결과 빙그레 바나나우유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제품의 수명주기로 보면 바나나우유는 분명 한국에서는 쇠퇴기에 들어선 제품이다. 하지만 빙그레우유는 중국이라는 시장을 개척하면서 제품의 수명주기를 한 단계 더 만들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흔히 있지만 외국에는 없는 제품이 많다. 또 다른 예는 우리가 흔히 봉다리커피라고 부르는 인스턴트커피이다. 한국에서는 건강에 좋네, 나쁘네 하지만 외국 사람들은 이 봉다리 커피 맛을 본 사람은 그야말로 사족을 못쓴다. 한국에서는 구식으로 여겨지는 제품들이 세계로 수출될 수 있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유행의 흐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최적의 테스트마켓세계적 IT기업 비즈 거점으로
해외 IT업체들의 한국 사랑이 뜨겁다. 구글, 화웨이 등 IT 강자들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술 역량의 테스트 마켓이자 미래 IT 성장 동력의 거점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 17일 업계에 따르면 IT 미래 유망산업의 하나로 평가되는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을 비즈니스 거점으로 삼겠다는 해외업체들의 행보가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헤럴드경제, 2014.11.17.)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의 테스트마켓은 일본이었다. 그리고 우리도 한국 제품 시장의 미래를 보려면 동경으로 가서 보고 비즈니스의 힌트를 받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캐논이나 니콘같은 디지털 카메라의 세계적 강자도 신제품 출시는 한국에서 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한국 소비자들이 깐깐하고 반응이 빠르고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만, 한편으로는 개방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시장에 맞게 만든 제품은 어떤 식으로든 제품에 수정을 한 후에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했다. 워낙 일본시장이 특이하기 때문에 그대로는 세계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경우가 적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은 그대로 세계 시장에 가더라도 별 수정 없이 판매될 수 있다. 한국에서 첨단을 달리는 소비제품이라면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최최최첨단인 제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산용품, 아웃도어용품은 이미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큰 시장이 바로 한국시장이고 가장 변화무쌍한 시장이다. 자동차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신 차가 나오는 곳중의 하나가 되었다. 패션시장도 파리 -> 뉴욕 -> 동경 -> 서울 순으로 흘렀던 유행이 이제는 파리와 거의 실시간으로 디자인이 나온다. 가전제품의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앞선 브랜드인 삼성과 LG가 있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최신의 제품을 언제나 볼 수있다.


대체로 신제품이 개발되어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는 나라는 소득 수준이 높고 연구할 거리가 많은 산업이 발전된 나라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시장잠재력이 크고 초기에 만들어진 제품을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능이나 디자인에 맞게 고칠 수 있는 생산설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제품은 보통 만들어진 곳에서 가장 먼저 소비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차차 다른 나라에 알려지면서 수출을 하고, 그러면서 시장에서 널리 도입된다. 그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히 성장하게 되면 차츰 이를 소비하던 국가에서 수입하는 대신에 자기 나라에서 생산하기 시작한다. 그럼 최초 생산국가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쇠퇴기에 들어가게 된다. 이런 반복이 계속되면서 제품의 수명주기는 선진국에서 점차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제 한국은 전 세계의 테스트 마켓이자 첨단제품의 생산국으로서 제품수명주기 곡선상의 맨 앞에 위치한 나라이다.

 
이제 무언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때 굳이 일본에 가서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들에게서는 새로운 제품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 다만 소소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그렇지만 값이 그다지 높지 않은 제품들이 일본 제품의 주류가 되었다. 다른 선진국들도 신제품을 가지고 굳이 일본으로 가려고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까다롭고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그 노력으로 한국이나 미국으로 가는 게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대체적인 흐름은 신제품이 나오면 한국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개선을 한 다음에 다른 선진국이나 중국 시장으로 내보낸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많이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어떤 제품이 유행하는 지를, 어떤 신제품이 나왔는지를 유심히 살펴보고 이를 수출 상품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한국에서 철지난 제품, 제품수명주기상 성숙기를 지난 제품도 해외 수출이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자주 드는 것이 초코파이이다. 처음 출시되고 잘 팔리다가 다이어트 붐이 불어 쇠퇴기를 들어가던 초코파이는 1990년대 후반 중국, 러시아, 중앙 아시아의 보따리상들이 자기네 나라에 가져가 팔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다시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초코파이를 만든 동양제과는 덜 달게 하지도, 더 크게 하지도, 다른 맛을 넣지도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뭘 사갈까 고민하던 외국 수입상들이 이미 한국에서는 한물가서 시장 철수의 위기까지 몰렸던 제품을 되살려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은 어떤 제품이든 간에 어느 나라보다 진부화가 빨리 진행된다. 오죽하면 히트곡을 낸 가수도 2-3년 지나면 잊혀 질까! 그러나 한국에서 인기가 없었다고 외국에서 인기가 없으란 법도 없다. 꺼진 불도 다시 보면 또 기회가 나올 지도 모른다. 무역 창업을 고려한다면 그런 제품 중 버려지거나 잊혀진 진주가 없는 지 다시 돌아보면 또 나온다. 너무 앞선 제품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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