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해외영업이 답이다 - 해외 영업맨이 필요한 업무능력
해외 영업은 국내에 있는 사람을 상대로 영업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말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관심도 다른 사람과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그래서 국내 영업 맨과는 많이 다른 자질을 요구한다.
1) 사람과 세상에 대하여 열린 마음
사람에 대한 열린 마음
해외 영업하는 사람은 언제나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된다. 자주 우리로서는 아주 황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밖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들을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미국 사람들은 식사를 하면서 코를 아주 자연스럽게 푼다. 그러면서 미안한 표정을 전혀 짓지 않는다. 일본 사람들은 헤어질 때 도무지 언제 머리를 돌려야 할지 모를 정도로 ‘사요나라~’를 오래한다. 더운 나라 사람들의 행동이 느려서 게으르다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아침 등교시간이 우리보다 한 두 시간 빠르다.
국제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잘 아는 나라가 어느 나라냐고 물으면 대부분 일본이라고 한다. 그런 성과를 내기 가장 어려운 나라가 어느 나라냐고 물으면 역시 일본이라고 한다. 그럼 우리가 정말 일본을 잘 아는 것일까? 가장 잘 아는 나라에서 가장 성과가 잘 나와야 하는 게 당연할 것같은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일본과 우리는 같은 문화권일까? 아닐 수도 있다. ‘문명의 충돌’을 쓴 새무얼 헌팅턴은 일본을 ‘일본문명권’으로 분류하면서 동양문화권이 아닌 것으로 하기도 했다. 가장 가깝고 인종적 혈통에서도 가장 가깝지만 실제로 우리와 일본처럼 거의 모든 것이 다른 나라도 없다. 서로를 잘 안다고 여기지만 서로를 잘 모른다. 별로 친하지도 않다.
그럼 우리를 가장 친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터키사람들이다. 여러 가지 역사적인 사실도 있고,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어쨋거나 일본사람보다 한국에 대하여 더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경제적인 성과나 협력도 잦은 편이다. 터키를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형제처럼 대하는 지에 대한 경험담이 매우 많다.
그렇다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본 사람은 우리가 아는 일본이 아니고, 잘 모른다고 생각한 터키는 또 우리가 생각하는 머나먼 나라의 터키가 아니다. 국제 비즈니스를 하려면 ‘당연한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이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낯선 것을 만났을 때 낯설지만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해외의 바이어나 잠재적 거래 상대방은 태어나면서부터 각자의 독특한 생활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어느 것 하나 비슷할 리가 없고, 쉽게 이해될 만한 게 없다. 그러니 새로운 외국 사람을 만나면 ‘좋다, 나쁘다’와 같이 판단해서는 안된다. ‘왜 그랬을까?’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세상에 대한 열린 마음
세상은 70억명이 지구라는 자연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곳이다. 그러니 언제나 새롭고 이상하고 경이로운 일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거의 모든 일은 나에게 환율이라는 형태로 영향을 미친다. 북한에서 미사일을 쏴도, 오바마가 IS에 군대를 파견해도, 이란이 경제 개방을 해도, 베네수엘라가 채무불이행을 해도, 일본이 양적완화를 해도, 중국에서 환율조작해도, 호주에서 철광석을 덜 캐도 다 환율이라는 형태로 내 주머니에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차라리 한국의 박근혜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펴도 내 주머니에 덜 직접적이다. 그러니 무역을 하는 사람은 마치 세상의 모든 일이 내 일인양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율이 하룻밤 새에 5%만 떨어져도 연간으로 따지면 1500%이다. 잘못하면 환율이 내 마진의 전부를 가져갈 수도 있고, 따따블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그러니 무역을 하면서 촘촘하게 엮여져 시시때대로 내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일들에 촉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연평해전으로 서해안에서 남북한이 대포전을 벌이고 있을 때 나의 핀란드 바이어는 한국에 오는 것을 취소하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전쟁이 일어나는 데 무서워서 어떻게 가냐고 한다. 정작 한국에서는 한국사람이나 외국 사람이나 별로 신경쓰지 않고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데 말이다. 그 것은 내가 세상을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해서이기도 하지만 내 주머니를 더욱 사랑하기에 온 인류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해외 영업하는 사람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코스모폴리탄이어야 한다.
뿐만 아니다. 이전에는 무슨 물건을 새로 하나 만들면 그 것만 가지고도 십년은 욹어먹으며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온 세상의 물건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그냥 멍하니 있다가는 중국에서, 베트남에서 내가 만들던 물건을 나보다 더 잘 만들어서 말도 안되는 값에 팔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장사꾼들은 살아남으려고 꾸준히 새로운 물건, 더 나은 물건, 기상천외한 물건, 이전보다 더 편해진 물건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모든 제품의 수명주기는 매우 짧아져있다. 내가 엊그제 만든 물건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나와 비슷한 것을 누군가가 이미 만들었거나 팔고 있을 수 있다. 그럼 난 바이어하고 상담하다가 망신만 당하고 실력 없는, 심지어는 성의 없는 세일즈맨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냥 나만 잘하면 된다고 바깥 세상에 눈감고 있다가는 지금의 일본처럼 완제품 시장이란 완제품 시장은 다 남에게 빼앗기고 그저 부품이나 만드는 하청국가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내 시장을 내가 지키기 위하여 두 눈을 부릅뜨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
2) 영어를 통한 의사 소통능력
거의 모든 비즈니스 서류는 영어로 이루어진다. 설령 상담은 스페인어, 중국어로 한다고 하여도 결말짓는 서류는 결국 영어다. 그래서 영어는 필수다. 어떤 사람들은 영어를 몰라도 물건을 팔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는 몰라도 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파나마무역관에 있을 때였다. 부산에서 신발을 수출하던 김사장이 시장개척단의 일원으로 오셨다. 그 분의 여권을 보니 몇 권이 각 나라의 출입국 도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만큼 수출을 위한 출장을 많이 다녔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분이 영어를 거의 못한다. 본인도 별로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했다. 실제로 상담을 할 때 보니 본인이 영어로 상담하는 게 아니라 무역관에서 제공하는 통역을 이용했다. 하지만 상담 결과는 좋아서 바이어의 사무실에서 실제 주문을 위한 만남을 갖기로 하였다. 그래서 내가 통역하기 위하여 같이 김사장과 갔는데 물건이 좋아서 상당한 주문을 받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재차 주문이 없었다. 매번 누군가가 영어로 통역해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어를 못해도 물건을 팔 수 있지만 여러 모로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세계의 비즈니스는 영어로 통한다. 중국어가 대세라지만 중국 사람들도 영어를 잘해야 한다. 영어를 잘한 다음에 중국어를 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영어를 모르면서 중국어만 잘하는 것은 그다지 취업이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설령 중국에 가서 비즈니스를 한다고 하여도 영어를 하고 중국어를 하는 것보다는 한계가 훨씬 낮다. 제2 외국어도 영어를 잘한 다음 해야 하는 게 순서다. 물론 외국 사람이라고 해서, 바이어라고 해서 모두 다 영어를 미국 사람처럼 잘 하지는 않는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바이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때로는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떠듬거리면서 상담하는 경우도 많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비즈니스 상담은 영어로 한다.
그리고 장사는 히트앤런처럼 단기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한번 시작하면 가능하면 평생을 같이 갈 생각을 해야 하는 장기적인 일이다. 누구든지 한 번만 거래할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새로운 사람, 새로운 거래처를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위험과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마음에 맞는,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거래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말이 통하지 않으면 마음이 통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영어를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높은 품격이 나타날 정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기 비즈니스는 단순히 가격과 품질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믿고, 서로의 생각이 같다는 것을 확인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다보면 바이어와 상담하면서 저녁을 먹고, 같이 곳에서 잠을 자며 오랜 시간 같이 하는 일들이 생긴다. 그런 때면 일시적인 비즈니스가 아닌 장기 전략을 논하고 그러다보면 인생관을 말하고 철학을 말해야 할 때가 온다. 작은 비즈니스는 작은 영어만 해도 되지만 큰 비즈니스를 할려면 큰 영어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해외 영업이나 취업에 관심이 없다면 나도 굳이 영어를 강조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영어는 그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3) 성과를 위한 끈질김
해외 마케팅은 국내 마케팅과는 달리 그 성과를 맺기 위한 기간이 매우 길다. 국내 마케팅은 모든 사람이 서로의 속성을 웬만큼은 꿰고 있는 한국 사람끼리의 활동이다. 일단 시작하면 두 어 달이면 끝을 볼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삼겹살집을 열었다고 치면 첫 주는 친인척이, 둘 째 주는 동네 사람들이 호기심에 들어와서 자리를 채워준다. 그리고 셋 째 주부터가 진짜 손님이다. 그럼 장사를 시작해서 잘 될지 말지의 여부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해외 영업은 다르다. 일단 외국의 바이어들에게 회사와 제품에 대한 소개를 시작해서 서로의 신용조사하고 샘플을 주고받고 계약 조건을 확인하고 계약을 한 후에 이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서 선적을 하고, 그 대금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1년은 걸려야 처음 주문을 마무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1년 사이에는 국내 마케팅과는 또 다른 수많은 일들이 생기고, 해결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한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그대로 해외에 수출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옷이라면 각 나라별로 체형이 달라지니 그 나라에 맞게 수정을 해야 하고, 기계라면 200V, 60HZ인 우리의 규격이 아닌 100V 60HZ인 미국의 규격에 수정해야 하고, 구두라면 발의 넓이와 길이의 차이에 맞게 족형(足形)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매 공정마다 공장의 장인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 그들이 이해를 쉽게 해주어 별 문제가 없으면 좋겠지만 그럴 일이 별로 없다. 우선 왜 고쳐야 하는 지를 이해시켜야 하고, 또 그에 따른 비용을 누가 어떻게 감수해야 하는 지를 합의를 보아야 한다. 그러고도 샘플이 한 번에 제대로 나오는 적이 없다. 보내면 바다멀리 떨어져 있는 바이어는 이거 고쳐달라, 저거 고쳐달라며 여러 번의 수정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세월아, 네월아 하며 몇 달은 후다닥 날라 간다. 바이어와의 상담은 이메일로 하니 차라리 쉽다. 생산 공정에 있는 사람들과의 협의가 더 어려울 때도 많다. 그 속타고 열나는 과정을 몇 달이 지나야 겨우 주문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생산에 들어간다. 나의 경우는 보통 생산에서 선적까지 3달 걸린다. 그렇게 첫 주문을 보내고 나면 다음 주문까지는 또 몇 달이다. 도착해서 현지에서 써보고 검증해야하니까. 그리고 또 소량 주문이 온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소량 주문을 몇 번 받아야 비로소 제 궤도에 오르는 게 해외 마케팅이다. 아무리 우리가 성질이 급하다지만 그 과정을 생략하거나 대충 할 수는 없다. 나 혼자 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고, 서울.부산사람이 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 영업을 하려면 마음 느긋하게 먹고 1-2년은 걸리려니 하는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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