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7일 일요일

책읽기는 남의 경험을 누워서 하는 재미가 있읍니다

남의 경험을 누워 하는 재미가 있읍니다
 
저요! 지금까지 반 백년을 살았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을 살아왔지요. 그 사이에 참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충청도 예산에서 태어나 경기도 양평, 인천, 성남, 그리고 저 멀리 중남미 파나마에서 살아보기도 했고요, 남들은 한 번가는 군대를 두 번가보기도 했고요, 남들은 한 번도 가지 않는 공사를 두 번 나왔습니다 (공군사관학교의 공사, 대한무역진흥공사의 공사). 장사하면서 잘 해보기도 하고 말아먹어도 보고요. 그리고 지금은 북한의 김정은도 무서워서 못 내려온다는 늦둥이 중2 사춘기 녀석과 중년 남자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갱년기 여성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많은 세상 반 세기를 살아오면서 속도 많이 썩고 즐거운 일도 많았습니다. 사실 나정도로나 되니까 이 험한 세상을 이렇게 웃으면서 살지요. 제 이야기요? 소설로 쓰면 열권은 그냥 나옵니다. 내가 생각해도 저 고생많이 했습니다. 제가 웃는 얼굴이라서 남들은 제 속을 모릅니다. 군대있을 때도 웃는다고 무지하게 터졌습니다. 하지만 제 속은 연탄 재보다도 더 까맣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또 저만큼 고생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소설 책 몇 권쓰지 못할 인생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데 그 사는 이야기가 모든 사람이 다 다릅니다. 세상에는 대충 60억명이 산다는 데, 그 중에서 똑같은 외모와 성격을 가진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고, 또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도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일란성 쌍둥이도 다른 삶을 살지요. 제가 제 이야기를 이렇게 쓰는 것도 재미있는 데 남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진진할까요? 살아가면서 경험이 많은 것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기껏해야 홍재화로서의 삶 밖에 살지 못하면서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남의 삶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인천 프로젝트는 프로야구에서 4할타자는 왜 사라졌는가? 라는 질문에, 지난 30년간 한국 프로야구의 데이터를 모두 분석해 답해보려는 야심 찬 연구이다. 1871년 시작된 미국 프로야구에서 1941년 타울 0.406을 기록한 테드 윌리암스이후 4할타자가 사라졌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아직 4할타자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첫 해 백인천선수가 0.4124할을 넘긴 이래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 4할타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을 때 저는 백인천이 되어 있습니다.
 
임진왜란시 왜군의 포로로 일본을 끌려간 개성상인의 아들 유승업은은 강제노역을 하던 승업은 우여곡절 끝에 일본을 탈출하여 이탈리아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름을 '안토니오 코레아'로 개명하고, 베니스 델 로치 상사의 창고 서기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개성에서 배운 복식부기와 타고난 상인기질을 살리면서 성공을 한다.” 오세영은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쓸 때 네덜란드의 거장 루벤스가 그린 <한복을 입은 남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술취한 김에 들어갔던 집근처의 중고서점에 들어갔다가 구석에 고이 모셔져 있는 이 책을 보고 산 책으로, 그 주말에 3권을 모두 다 읽었지요. 1990년대 초반에 300만부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오세영의 구텐베르크의 조선,원행,창공의 투사를 일부러 찾아서 읽으면서, 직업적으로 같은 무역상으로서 유승업과 저의 차이에 대하여 고민하였습니다.
 
우리는 어쨌든 (공로)과 덕(인격)’ 양쪽 모두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것은 바람일 뿐이다. 공로를 세우지 못한 호인(好人)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즈니스에서는 공로가 최우선이다. 또 자신의 공로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공로를 세운 과정을 아는 사람은 가까운 관계자일 뿐, 세상은 전혀 모른다. 눈부시고 화려한 공로만이 세상 사람들의 평가 기준이다. ...... 훌륭한 일을 하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고, 나머지는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 준다.” 그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여러 번 자기 것인양하여 일을 추진하기도 한다. 그에게 처음에 누가 생각했는 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 아이디어가 좋다는 걸 알아 본 사람은 . ‘그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스티브 잡스는 그 괴팍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스티브 잡스, 신의 교섭력을 읽으면서 그의 이기적인 파괴력이 부러웠지요.
 
전 남들의 이야기들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지요. 책에는 쓴 사람, 글의 대상이 되는 사람 또는 소설속 주인공의 삶이 적혀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한 겨울 따닷한 침대에 누워서, 한 여름 시원한 정자에 누워 바닥에서 솔솔 올라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편안하게 읽습니다. 백인천에 관한 책을 읽을 때는 그가 되어 보기도 하고, 스티브 잡스에 관한 책을 읽을 때는 나도 그처럼 억만장자이면서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괴팍한 성격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특히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정말로 내가 유승업이 된 듯한 기분을 받으면 읽었습니다. 물론 그 들도 저처럼 고생 꽤나 했더군요. 그렇지만 다행히도 제가 했던 고생을 굳이 일본까지 가서 서러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쫒겨나보지 않아도 되고, 임진왜란을 당해 힘들게 끌려가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손가락만 까닥대고, 눈동자만 오른쪽 왼쪽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들이 평생 살아온 수십년을 같이 겪지 않아도 됩니다. 길면 2-3, 짧으면 한 나절이면 됩니다. 원 세상에~~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쉽게 경험되도 됩니까? , 됩니다. 책이니까 되는 겁니다. 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그럼 그 사람에 관한 책을 읽으세요. 가고 싶은 세상이 있습니까? 그럼 그 세상에 관한 책을 읽으세요. 그럼 그 사람이 되어 볼 수있고, 그 세상을 겪어볼 수있습니다. 천국은 물론 지옥마저도.
 
지금의 내 인생 하나도 챙기기 어려운 데 왜 남의 삶까지 알아야 하냐고요?
궁금하지 않나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내가 이제껏 제대로 살아온 건지?
궁금하지 않나요?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지 않나요? 내가 처한 문제를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해결했는 지?
내 삶이 아무리 힘들었고 재미있었고 부자였고 가난했어도 결국은 수 십억명중 한 개의 삶에 불과합니다. 60억명도 넘는 이야기들이 얽히고 섥혀서 사는 세상에는 홍재화가 누구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남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가?’ 또한 중요합니다. 남들이 사는 방법을 알아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나를 대하는 지를 알 수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세상은 나혼자 사는 게 아니거든요. 예수님도 혼자 세상을 전도하지 못하였고, 부처님도 제자들이 필요했고, 공자님도 제자들과 함께 세상을 돌아다녔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에서 끝나는 게 세상 일인데, 사람을 많이 이해할수록 나도 세상을 많이 이해하는 게 됩니다. 더불어 세상 사람들도 나를 더 이해해주겠지요. 하지만 그 모든 일을 내가 직접 겪어볼 수없으니 간접 경험이라도 많이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바로 많은 글을 읽는 것이지요. 그 재미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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