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FTA란 무엇인가?
두 개의 국가간에 자유무역을 하자고 맺는 것이 FTA이라면, 메가FTA는 3개국 이상의 나라들이 하나의 FTA에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와 관련이 있는 메가FTA로는 TPP,RCEP 한중일FTA등이 있다. 이외에도 미국과 EU 간 TTIP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Mega FTA는 경제적 영향이 크고, 또한 국제 무역규범의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 한국과 직접 연계가 있는 TPP와 RCEP는 그 규모면에서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양자간의 FTA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의 무역 질서를 세울 것이다.
메가FTA가 늘어나는 이유는?
자유무역은 본래 양자 간의 지역통합인 FTA보다는 여러 국가들이 한꺼번에 협의를 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메가FTA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를 참가대상으로 하는 다자간무역이 먼저였다. 하지만 GATT는 실행 기관이 없었고, 강제성이 없어 세계 자유무역의 실행에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그 후신으로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로 대체되었다. WTO에는 여러 가지 원칙이 있으나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최혜국대우(MEN: Most-Favored-Nation treatment)" 원칙이다. 최혜국 대우 원칙이란 한국과 미국이 FTA나 기타 특별한 조약을 맺어 서로 간에 어떤 특별한 혜택을 주는 대우를 주었다면, 마찬가지로 양자간의 FTA 체결국은 아니지만 WTO에 가입한 일본이나 중국에도 같은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결국 FTA와 WTO는 서로 상충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 쪽은 전 세계의 무역을 한 번에 자유화하자는 것이고, 한 쪽은 모든 나라를 한 번에 하기 어려우니 우선 협력이 되는 나라들끼리 만이라도 먼저 하자는 것이다. 물론 GATT 24조에 의하면 FTA나 관세동맹이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역외 국가에 대한 차별을 이전보다 강화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에 맞으면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FTA는 양자간의 특혜를 제3국에게 대하여 배타적 공유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양자간 FTA는 세계화된 현 시점에서 상당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양자간FTA가 갖는 내재적인 다음 3가지 문제로 인하여 세계는 점점 더 폭넓은 메가FTA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1. 공급망의 관리
하나의 물건을 만드는 데는 단순히 한 나라에서 그 과정이 완전히 다 이루어지는 경우는 광물이나 농산물등 1차산업 상품밖에는 없다. 이처럼 제품의 생산이 다국가에서 수직적 무역, 또는 수평적 무역을 통하여 부품과 원재료의 공급망이 형성되고, 그 과정 또한 매우 복잡하게 얽혀졌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두 나라만이 통용되는 FTA로는 한계가 많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청바지를 만들려면 원면생산, 원사방적, 원단방직, 염색 및 봉제등의 각 과정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원산지를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은 생산 및 판매망이 연결되는 다수의 국가들을 하나의 FTA로 묶는 다자간 무역, 즉 TPP, RCEP등 메가FTA가 많은 조명을 받게 되었다.
2, 스파게티볼 효과
2014년말까지 WTO에 통보된 추진완료 또는 추진중이 FTA는 무려 600여개에 달한다. 한국만해도 2004년에 발효된 한ㆍ칠레 FTA이래로 2015년말까지 무려 27개의 FTA가 발효되거나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각 나라별, 지역별로 추진하는 FTA 수가 증가하면서 각각의 FTA에서 정한 원산지규정의 차이로 인해 FTA 원산지규정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마치 그릇 속에 있는 스파게티 국수 가락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스파게티 볼 효과라고 한다, 이렇게 난해해진 원산지 규정을 지키기 위한 기업의 부담이 늘어감에 따라 FTA 활용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실제로 한-인도간 체결된 CEPA의 활용율은 7.1%에 불과하다. 이러한 부담을 덜기 위하여는 번거롭고 복잡하게 여러 나라와 개별적으로 조약을 체결하기 보다는 연관성이 높은 여러 나라들과 한번에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렇게 하면 원산지 인증조건이나 기타 사항을 통일할 수있게 되고, 그로서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관세 감면 및 자유무역의 효과를 즐길 수있게 된다.
3. 붉은 여왕벌 효과
FTA는 기본적으로 배타적인 그룹화이다. 참가하면 혜택이고, 참가하지 않으면 본전이다. 남들이 이익을 보는 마당에 본전이란 손해를 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러한 경쟁에 지구촌의 모든 나라들이 뛰어들고 있다. 남들은 달리고 있는 데 나는 가만히 서있으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면에서 비교하면 뒤처지게 된다. 미국 소설가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오는 붉은 여왕이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나라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도 그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제자리에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 FTA가 크게 이익은 없더라도 남들보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하여라도 계속해서 이 나라 저 나라와 체결해야 한다.
메가FTA와 자유무역은 공존할 것인가?
자료 : 월간 해양한국 2015.11월호
FTA는 기본적으로 체결 국가간의 자유무역을 도모하자는 것이지만, 반대로 보면 체결 당사국이 아닌 나라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따라서 FTA에 많아질수록, 특히 메가FTA가 진행될수록 역차별은 늘어나고 세계적인 자유무역의 흐름에는 방해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FTA는 자유무역이지만 반자유무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메가 FTA는 분명 FTA보다는 진일보한 자유무역 수단이기는 하다. 하지만 FTA나 메가FTA가 WTO가 지향하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공통으로 공평하게 어느 나라에서나 완전한 자유무역의 징검다리가 될 수는 없다. 그건 나라마다 경제적, 정치적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EU를 들 수있다. EU야 말로 정치적 평화와 자유무역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에 가장 근사치로 접근했다. 1946년 윈스턴 처칠이 잔인한 전쟁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며 "유럽 합중국" ("United States of Europe")을 제창한 이래 여러 번의 정치.경제적 발전을 이룬 끝에 2007년 마침내 유럽연합 국가들의 단일 통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이로서 유럽은 오랜 전쟁을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는 인류 역사상 위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인종이 다르고, 경제적 상황이 다르기에 통일된 하나의 국가로 만들어가기에는 수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EU의 붕괴를 점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TPP나 RCEP도 사실상 정치적이라고 볼 수있다. 지지부진하던 TPP가 갑자기 급물살을 일으키며 합의에 이를 수있던 이유중의 하나는 한-일간의 경쟁과 미-중간의 남중국해를 둘러싼 헤게모니 게임의 결과이다. Mercosur와 태평양동맹도 중남미 국가간의 주도권 싸움이다. 메가FTA는 지금도 그렀고, 과거에도 그랬듯이 언제나 정치적인 점이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 왔다. 주요 메가FTA는 대상 지역을 주도하는 거대 국가들간의 패권경쟁을 가장한 경제적 주도권 싸움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장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이익은 자국 기업의 이익이었다. 하지만, 2005년 NAFTA에 가입한 멕시코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본 결과 원산지 인증 소요비용이 관세특혜폭보다 커서 실제로 기업의 이익을 상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면을 본다면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만큼이나 체결당시의 해당국가의 국내외 정치적 상황도 매우 중요하다. FTA가 본래의 취지대로 관세만을 인하하는 것으로 단순화한다면, 원산지 인증절차를 완화한다면 지금처럼 기업들이 FTA를 껄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FTA체결 당사자는 정치가이고 관료이다. 그들은 관련 수출기업의 입장뿐만 아니라 수입기업과 농민과 같은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 구성원들은 또한 자기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그러다보면 FTA를 절차적 문제를 더 중요시하게 되고, 원산지 인증은 까다로와진다. 협상에서 당사자가 많아지고 그 절차에 대한 검증을 까다롭게 할수록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 일어나는 다자간의 무역협상은 과거에 이루어진 중미국가와 미국간에 이루어진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 Central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NAFTA(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등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미국이 비교적 소수인 협정 대상국에 어느 정도는 혜택을 주면서 자유무역 협정을 맺는 것이었다. 미국의 정치가 많이 작용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보통 10개국 이상이 협상에 참여하고 지역적으로도 별로 연관성이 없다. 그렇다고 공급망 체인이 긴밀하지도 않다. EU처럼 하나의 유럽이라는 의식도 없다. 원산지 인증이 더 까다로워지면 실질적 혜택이 없을 것이고, 완화된다면 피해 당사국의 반발이 심해질 것이다. 현재 TPP가 타결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모든 국가가 비준을 할 수있을지, 한국이 추가 가입할 수있을 지는 심히 의심된다. 그리고 더 많은 메가FTA의 논의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실행에 들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거나 없을 것이다. 과거에는 참가 당사국들만의 문제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참가하지 않은 국가의 입장과 반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TPP에서 중국이 반발하고, RCEP에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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