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들 때 읽으면 좋은 책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을 꼽으라면 단연 제임스클라크가 지은 ‘카오스’이다.
카오스를 한마디로 하면, 바로 ‘무질서 속의 질서’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발견하는 질서 속에서 혼돈이 있으며, 혼돈 속에도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대류나 진자의 운동, 난류에는 거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여겨 더 이상 연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카오스 연구자들은 이렇듯 가장 단순한 진자의 운동이나 대류의 굴림 운동에도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무질서가 존재함을 발견한다. 이른바 선형성에 한정된 과학으로는 설명하고 예측할 수 없는 현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무질서 속의 질서, 예측 불가능성, 비선형 과학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들이 바로 이들에 의해서 고안된 나비 효과나 프랙탈, 이상한 끌개, 분기와 같은 개념들이다. (카오스 책 소개)
못이 없어 편자를 잃었다네,
편자가 없어 말을 잃었다네,
말이 없어 기수를 잃었다네,
기수가 없어 전투에 졌다네,
전투에 져서 왕국을 잃었다네!
어떤 왕이 못 하나 때문에 자기의 왕국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내 인생을 운명이 마음 편하게 맡기기로 하였다. 열심히 살기는 하겠지만, 그게 안 되도 내 탓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누구나 ‘나비효과’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북경에서 나비가 날개 짓을 하면 뉴욕에서 폭풍이 일 수 있다고 한다. 왜 그런가 하면서 나오는 설명이 ‘초기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이지만 그 과정이 엄청나게 많이 반복되면 결과적으로는 매우 큰 차이를 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0.000 000 000 01과 0.000 000 000 011은 소수점 11번째 자리까지만 본다면 같은 수이다. 하지만 두 숫자를 거듭해서 제곱을 한다면 매우 큰 차이를 낸다. 인생도 그렇다. 지구라는 한정된 환경 하에서 70억이라는 인구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후나 지진같은 외부적 요소까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내가 어떤 일을 하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설령 무엇이 잘못되더라도 내 탓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편하게 세상 탓을 하면 된다. 그렇다면 열심히 살 필요가 없을까? 대충 되는 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과학자들은 세상의 예측 불가능성을 찾아냈지만, 패턴도 찾아냈다. 즉 불규칙하게 변하면서도 그 안에서 일정하게 변하는 형태를 찾아낸 것이다. 그 패턴의 형태중 하나가 주기이다. 과학자들은 불규칙한 변화에서도 거친 무질서를 찾을 수 있게 되었고, 무질서 가운데서 구조의 섬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혼돈과 질서는 함께 생겨나는 것이다. 혼돈 속의 무질서는 잘게 부셔졌지만, 규칙적인 모양을 가진다는 의미의 프랙탈(fractal)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하루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된다. 세상은 불규칙하게 마구 변하는 것같지만, 그 안에는 규범, 법, 도덕이라는 규칙이 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과관계도 있다.
내 나름대로 세상의 패턴을 찾아내어 그 이득을 보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안 되도 별 수는 없다. 그 걸 굳이 내 속을 긁어 가며 내 탓을 하지는 말자, 원래 세상은 그런 거니, 아직 내 운이 닿지 않았나 보다 하면서 마음 편히 지내자고 마음먹었다. 어차피 세상은 카오스적이니까. 때로는 과학 책도 마음의 힐링에 이렇게나 도움이 된다.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특히 위장병을 잘 앓는 인생 완벽주의자들은 꼭 읽어야 한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도.
(참고사항 : 이 책이 나오는 용어를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대충 이해하려고 하며 읽기 바란다. 나도 과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대충 개념만 이해하며 읽은 책이니까. 그런데 개념이 흥미있고, 프랙탈 그림이 너무 신기해서 여러 번 읽으니 점점 더 책이 재미있어졌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