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핵문제를 다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뚜렷한 문제의식과 첨예한 논증을 통해 우리 시대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작가 김진명이 이번엔 ‘한자(漢字)’ 속에 숨겨진 우리의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돌아왔다.
우리나라 초대 문교부장관인 안호상 박사가 장관 시절, 중국의 세계적 문호 임어당(林語堂)을 만났을 때 “중국이 한자를 만들어놓아서 우리 한국까지 문제가 많다”고 농담을 하자, 임어당이 놀라며 “그게 무슨 말이오?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문자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라는 핀잔을 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신네 동이족’. 임어당이 가리키는 동이(東夷)가 우리의 뿌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한자(漢字)의 기원인 갑골문자가 은(殷)나라 때의 것이고, 그 은이 한족이 아닌 동이족이 세운 나라이니, 한자는 우리 글자라는 이야기이다. 한자는 정말 우리 글자일까? 김진명 작가의 이번 소설 『글자전쟁』은 그 의문에서 시작한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김진명 소설은 빼놓지 않고 읽는다. 일단 재미있고, 역사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읽고 나면 우리의 역사에 대하여 더 좋게 보게 되어서 좋다. 이 책은 한자의 많은 부분이 동이족이 만들었다고 한다. 집 가(家)자도 집에 돼지를 키우는 동이족의 모습을 보고 만든 것이라고 하는 데, 그렇다면 그 글자를 당사자인 동이족이 만들었다고 한다.
요즘은 한국의 고대사를 다시 평가하는 글들이 많이 보인다. 때로는 신화적으로 말하다보니 마치 유태인보다 한국인을 더 하나님이 사랑하셨다는 정도까지는 민망해도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격했던 훈족의 역사 이야기는 믿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터무니없이 주장하는 게 아니라 다 근거를 대면서 하니 증거도 충분하다. 어쩌면 우리가 오랫동안 잊어왔던 우리의 역사를 다시 찾아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든다.
이 책에는 이런 말도 있다. 한국말이 한자의 발음기호라고 한다. 실제고 왜 그런 지를 풀어놓기도 하였다. 이제 동이족의 문명의 기원은 선사시대를 넘어서고, 문화의 기원은 중국의 한족을 넘어서야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에서 하는 역사왜곡인 동북공정이 왜 생기는 지 이해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제경영서 저자모임인 BBC에서 1월 20일 신촌 미플에서 저자인 김성회와 함께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토론회를 갖는다. 이 책은 한자를 풀어가면서 그 글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다. 우연치 않게 최근 한자 풀이하는 책을 두 권 읽었다. ‘글자전쟁’을 읽으면서 생긴 궁금증, 한국의 한자와 중국의 한자는 얼마나 다른 지, 한국에서만 쓰는 한자들은 무엇이 있는 지, 그리고 그 글자들은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를 물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한자가 재미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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