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놀러 서점갑시다
전 심심하거나 시간이 남거나 뭔가 새로운 일을 해야할 때면 서점으로 갑니다. 어떤 책을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가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럴 때는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지요. 생각보다 그럴 때가 많지는 않아요. 원래 책은 제 정신에 사거나 작정하고 사는 게 아니라 충동구매하는 전형적인 제품이지요.
심심할 때 서점가면
우선 서점입구에 들어서면서 깊게 심호흡을 해보세요. 책 냄새가 납니다. 그렇지만 책방마다 냄새가 다 달라요. 그리고 속으로 말합니다. 자, 슬슬 놀아볼까! 마음과 몸을 느긋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왜 요가에서도 호흡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그럼 어디부터 갈까요? 저같은 경우는 언제나 그렇듯이 경제.경영서 분야부터 갑니다. 먹고 사는 게 그 쪽이니까요. 그 중에서도 무역 책이 있는 곳으로 가지요. 가면 책이 많지 않아요. 기껏해야 서가 두 개정도. 그래도 가서 보면 새 책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럼 슬슬 들쳐봅니다. 정말 새로운 책이란 별로 없어요. 다 엇비슷하지요. 그러다 조금만 달라도 무척 달라보입니다. 차별화라는 게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그리고는 조금 옆으로 가지요. 그럼 책에 관한 책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른 바 독서론과 글쓰기에 관한 책입니다. 그런 책을 저도 세권이나 냈으니 관심이 없을 리 없지요. 아마, 이 책을 내기 위한 준비였던 것같아요. 사실 이 책은 오랫동안 생각했다기 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머리를 탁치면서 떠오른 구상이거든요. 암튼 쓰고 읽기에 관한 책분야도 잘 가는 편입니다. 그리고는 내가 요즘은 제대로 독서를 하고 있는 지, 새로운 독서방법이 있는 지를 가볍게 보지요. 그리고는 새 책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요즘에 새로 나온 책이 있나? 요즘 언론에서 호평한 책들이 있나? 아는 사람이 새로이 낸 책이 있나? 그리고는 아무 목적이 없이 슬슬 돌아다닙니다. 경제.경영 -> 인문 -> 자연과학 -> 문학의 순서로 도는 것같아요. 전에는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아들을 위하여 책사는 재미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사요. 사줘도 별로 읽지 않더라고요. 지 책은 지가 사라고 합니다. 실제로 보내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가장 많은 시간을 지내는 곳은 인문학분야입니다. 무슨 책을 사야할지 고민되는 곳이지요. 경제.경영분야나 자연과학 쪽은 그냥 느낌이 옵니다. 이 책 사, 말아? 별로 고민하지 않아요. 제목보고 목차보고 내용 흝어보고 바로 삽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다 사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가면 기껏해야 한 두권이지요. 집에서 저를 기다리는 책이 많아 가슴이 아픈 데 또 다른 책을 산다는 것은 비경제적이지요. 그래도 일단 느낌이 오는 책은 손에 쥡니다. 그리고 또 다른 서가로 갑니다. 책들이 제 눈에 띨려고 난리도 아니에요. 그 아우성들어 보셨나요? 유흥가 삐끼들은 저리가랍니다. 그래도 전 꿋꿋하게 어슬렁거립니다. 좀 쉽게 읽겠다 싶은 책이 보이거나, 사고 싶은 책들이 많은 때는 서가 앞에 주저앉아 이 책 저 책 뽑아가며 뒤적여 봅니다. 사면 사고 말면 말고. 이만한 놀이터가 없어요. 더우면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주고, 추우면 춥지않게 온도를 적당히 데워주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나를 반기지요. 좀 오래있어도 가라는 사람도 없고. 전라도 가고 싶으면 전라도에 관한 여행 책을 읽고, 경상도 가고 싶으면 경상도에 관한 책을 읽고, 해외 여행가고 싶으면 해외 여행 책을 읽으면 어느 새 저는 그 곳에 가있는 기분이 듭니다. 운동이 부족하다 싶으면 근육질의 남자 사진이 있는 책을 보다보면 저도 그렇게 곧 될 것같고. 우주 여행을 갈까요? 딴 데 갈 필요없어요. 심심하면 책방갑니다. 책방은 구정이나 추석도 없어요. 이런 명절에도 오전에만 닫고 오후에는 문을 엽니다.
짜투리 시간이 남을 때
시내에서 약속을 했는 데 두 세명하고 합니다. 그럼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하겠지요. 그러다보면 한 곳에서 약속이 끝나고 다른 곳으로 가다보면 시간이 의외로 많이 남을 때가 있지요. 전 그런게 싫어서 될수록이면 약속 장소를 서점이나 서점 근처로 합니다. 요즘에는 서점안에 카페가 있는 곳이 많거든요. 아니면 그냥 서점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몇시에 어느 서점에서 보자. 그리고 그 시간대쯤에 갑니다. 서점에서 약속하면 좀 빨리가는 편이지요. 가서 기다리는 겸 책보는 겸해서요. 설사 약속 상대가 뭔 일이 있거나 교통이 막혀서 늦어도 별로 마음상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어도 짜투리 시간이 남으면 근처 책방으로 갑니다. 커피마시기에는 시간이 작아서 아깝고 그렇다고 약속장소가자니 너무 이르고. 책방으로 가며 그냥 둘러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은 앉아서 책을 보는 곳을 마련해놓은 곳도 많아요. 책만 보기에는 좀 지루하다싶으면 문구류에도 가보세요. 내 손에 딱 맞는 볼펜이 있는 지, 서류함을 다시 정리할려고 할 때 적당한 파일이 있는지. 문구류는 일을 정리하는 수단을 찾을 때 좋은 곳이지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이 건 오늘 제가 할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해외영업을 했는 데 앞으로는 남들에게 해외 영업하는 방법에 대하여 강의를 할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제법 해야할 일도 많지만, 해야할 일들이 꽤 많더군요. 우선 전체적으로 어떻게 교안을 만들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성안에 대한 아이디어, ‘내가 이런 일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많은 무역회사들에 알리는 방법, 인사교육 담당자들을 만나는 방법, 그들을 설득하는 방법 등등. ......... 오후에 책방에 갈려고 합니다. 그럼 우선 해외 영업에 대한 책이 있는 지를 찾아보아야 겠지요. 있을까요? 아직은 못 찾았습니다. 하지만 있을거에요. 이전에 제가 아니라 새로운 저의 눈으로 보니까요. 아마 무역분야부터 찾아보고 세일즈분야도 찾아보고 국제 마케팅 분야도 보겠지요. 흠~~ 시간이 적지않게 걸리겠군요. 그 뿐인가요. 무역회사들에 영업하는 방법을 구상해야지요. 어디로 가야할까요? 일단 홍보나 마케팅쪽을 찾아보거나 온라인마 케팅하는 방법도 봐야할 겁니다. 그리고 인사교육담당자를 만나 설득하는 방법은 강사를 위한 책을 찾아봐야 하겠지요. 이처럼 전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일 때는 언제나 책방부터 갑니다. 그리고 가장 근접한 주제를 다루는 분야로 가지요. 그런데 이거다 하고 딱 눈에 띄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엉~ 제목이 내가 찾던 거하고 비슷하네’정도의 책들이 보입니다. 그럼 그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지요. 제가 코트라 해외 전시회를 맡았을 때는 박람회에 관한 책을 무지하게 뒤졌는 데 없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의 박람회 협회에 가입하여 자료를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양말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서점을 뒤졌는 데 아예 없었습니다. 지금도 양말에 관한 책은 없어요. 정말 없어요. 섬유.의상 관련한 책에 저 뒷 부분에 아주 쬐금 나와있기만 해도 다행입니다. 그런 책을 몇 권 찾아낸 기억은 있지요. 더구나 제가 만들었던 ‘발가락 양말’에 대하여는 더욱이 없지요. 그리고 양말이 점점 성장하면서 해외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에 관한 책을 꽤나 사보았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때는 자주 가보는 수밖에 없어요. 어떤 때는 좀 구체적인 생각이 나서 그걸 구체화하기 위하여 책을 찾는 경우도 있고, 왠지 뭔가를 해야할 것같은 데 딱히나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냥 책방에 갑니다. 그리고 천천히 둘러보는 거에요. 제목을 자세히 봅니다. 한 권 한 권 차근차근, 그럼 책들이 속삭입니다. 그러다 특히 더 눈에 띠는 제목이 있어요. 그 책을 뽑아보세요. 그럼 거의 성공합니다. 그리고 바로 돌아서서 사무실로 오는 게 아니라 그냥 책 방 전체를 어슬렁거려 보세요. 의외의 곳에서 의외의 책이 속삭입니다. ‘절 데려가세요~’ 이런 경우는 그 분야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거리를 찾아내는 행운을 찾아낸 경우이지요. 맨발신발에 대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찾다가 탁니 한 스님의 ‘걷기명상’이라는 책을 우연히 발견했지요. 그래서 맨발신발을 신고 다니며 자연을 느끼며 명상을 하자는 마케팅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책방만한 놀이터가 없어요. 뭐하고 놀고 싶으세요. 바둑? 바둑 서적코너로 가세요. 게임? 게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찾아보세요. 여행, 세계 여행? 국내여행? 어느 곳이든 안내합니다. 일 잘하는 법? 그 것도 다 책방에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골치 아픈 일을 잊고 싶은 데 왠 일 잘하는 법이냐고요? 사무실에서 골치아픈 일은 대개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일 때가 많지요. 그럴 때 확 해결하는 법이 있습니다. ‘아부의 기술’입니다. 내가 남에게 아부를 잘하면 남들과 갈등이 안 풀릴 일이 없어요. 그래서 전 ‘아부의 기술’은 물론이고, ‘아부의 즐거움’, ‘아첨론’등의 책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부도 체계적으로 한다고 자부합니다. 아부를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남에게 나의 생각을 거부감없이 설득하는 법’, ‘꽤 괜찮은 사내정치법’, ‘아주 좋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해도 별 차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아부는 ‘아랫 사람에 대한 아부’랍니다. 자 보세요, 확 풀리잖아요. 머리도 식힐 겸, 골치아픈 일도 풀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을 겸, 놀겸해서 겸사겸사 책방 자주 가세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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