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2일 수요일

내수만으로는 경기활성화없다

내수만으로는 경기 활성화 없다
 
부가가치의 종류
 
최근들어 경기활성화의 주요 대책중의 하나로 ‘내수활성화’를 꼽으며 대외 의존도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경기가 활성화하려면 사람들이 더 일할 수있고, 더 많이 소비하여야 한다. 그럴려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야 하고, 그들에게 일한 만큼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임금이란 노동자가 생산한 부가가치이상의 생산결과물의 일부이다. 하지만 내수만으로는 소비를 창출할 만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수 없는 게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이다. 좁은 땅덩어리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데, 천연 자원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천연자원이 없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소비할 만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제조업을 통한 실질부가가치와 서비스업을 통한 명목부가가치이다.
 
 
 
 
철강 회사의 부가가치는 철광이라는 천연자원을 수입하여 생산시설을 짓고 그 시설을 이용하여 고용된 노동자의 노동을 이용하여 만든 철강자재의 가치를 화폐로 표시한 가격이다. 그래서 덕분에 우리는 좋은 철강을 이용하여 안전하고 튼튼한 집과 자동차의 혜택을 누릴 수있다. 그리고 서비스업종인 이발사의 부가가치의 결과물은 자신의 이발기술과 이발소를 빌려서 유지하는 임대료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이발에 대한 만족도를 화폐로 표시한 가격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의 만족을 얻기 위하여 부가가치가 끊임없이 생산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 국가의 경기가 발전한다는 의미는 바로 실질이든 명목이든 부가가치의 생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과거 인간의 생활여건이 열아할 때는 명목 부가가치의 개념은 희박하였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급박한 데 예술이나 금융과 같은 같은 추상적인 서비스는 단지 실물, 즉 농산물과 같은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개방형/폐쇄형 경제구조
 

만일 한국이 외국과 전혀 연결되지 않은 폐쇄형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경제적으로 유지가 가능할까? 위의 그림을 보자. 미국처럼 석유자원이나 땅이 넓고 비옥해서 식량생산이 가능한 나라는 외국과의 교류가 없어도 얼마든지 부가가치를 생산해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미국의 기업들은 미국내에서 채굴된 철광석을 이용하여 자동차를 만들어 그 것을 내국민에게 팔아 이익을 남기며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고 또 다시 철광석을 사서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미국처럼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그러한 순환적 과정이 일어날 수 없다. 한국이 만일 폐쇄형 경제로 간다는 가정 하에서 보자. 한국은 우선 자동차를 충분히 생산할 만큼의 철광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경제를 시작하기조차도 어렵다. 물론 서비스업은 실물적 자원이 필요로 하지 않겠지만 사람이 허구적인 만족만을 먹고 살수는 없다. 예를 들면 식량이라도 충분히 생산해야 자급이 가능할 것이다. 결국 실물적인 자원의 생산이 있어야 서비스업의 명목적 부가가치도 생산할 수 있다. 한국은 해방 후 경제가 무척 어려웠다. 자원은 대부분 북한지역에 있고 인구의 다수는 남한에 있었다. 소비할 사람은 많은 데 생산할 만한 자원이 없었다. 실질 부가가치를 생산할 만한 자원을 보유하지 못한 한국은 필연적으로 부가가치를 해외에서 들여와야 한다. 그러한 구조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커졌다고 하나 한국 내에서 국민이 소비할 만한 부가가치를 생산할 만한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현대는 화폐 경제가 발전하여 실물적인 부가가치가 아닌 명목 부가가치만 있다면 얼마든지 서비스를 팔아서 필요한 식량이나 생필품을 살 수있게 되었다. 식량과 생필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여 소비하는 우리로서는 외부에서 부가가치를 들여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아무리 내수 소비를 통한 경제를 활성화하자고 불가능한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대중대통령 시절 소비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였다.
 
IMF외환위기가 벌어진 1998년 정권을 잡은 김대중 정부는 경제위기에서 탈출을 위하여는 소비진작 정책을 썼다. 소비가 살아나면 생산이 살아나고 이에 따라 기업이 성장하고,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어나서 국가 경제가 살아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는 그 확실한 정책대안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는 것이었다. 김대중정부는 1999년 고객들이 현금 인출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있도록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를 폐지했다. 또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면 세금을 깍아주는 신용카드 소득 공제제도를 만들고, 2000년에는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기 위하여 신용카드영수증 복권 제도를 만들었다. 게다가 신용카드 발급이 매우 느슨하다보니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카드 발급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당연히 결제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카드를 만들어 쓰고 보자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이런 식의 신용카드를 통한 내수 활성화는 오래가지 못하였다. 점차 높아지기 시작한 카드 연체율은 2003년 말에는 전체 카드 사용액의 14%를 넘었다. 금융권에서 한 달 이상 연체한 사람을 의미하는 신용불량자도 급증했다. 신용카드 정책은 오히려 서민경제를 악화시키면서 경기활성화에는 실패하였다. 당시 IMF를 극복할 수있었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등 선진국 경기의 호황으로 인한 한국 제품의 수출증가를 꼽고 있다. IMF기간중 비효율적인 경제구조를 개혁하면서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보면서 한국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였다.
 

다수의 국가들은 외부 경제와 협력는 폐쇄형 경제일 경우에는 왼쪽의 그림과 같이 경제규모가 점차 축소되는 나선형이 되는 반면, 해외에서 부가가치가 유입되는 개방형 경제는 확장형 나선형의 구조가 된다. 자체적으로 소비할 만큼 충분한 자원을 가진 나라만이 최소한 현상유지는 가능할 것이다. 이와 같이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내수 소비 증대를 통하여 경기를 활성화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
 

내수 확장을 통한 경기확장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규모가 최근 1년 사이에 4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1·2위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80% 정도를 차지했다. 사내유보금에 대한 정부의 과세방침에도 이처럼 대기업들이 크게 늘린 것은 세계적인 경기악화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CEO스코어가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268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별회계 기준 올해 1분기 말 이들 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은 1년 전보다 38조2378억원(5.7%) 늘어난 710조3002억원으로 나타났다. 5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1분기 말 현재 503조9378억원으로 1년 새 38조6067억원(8.3%) 증가했다. (세계일보, 2015년 7월 22일)
 

만일 우리가 해외시장에서 어느 정도 돈을 벌어놓지 않았다면 분명 ‘내수를 증대서 경기를 활성화하자’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쓸 돈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 한국의 상황은 충분히 쓸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지않고 묶어놓은 돈이 많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미래의 경기 상황이 불확실하고 차세대 먹거리를 찾지 못하였으니 불안하여 저축해놓는 ‘사내 유보금’을 쌓아놓고 쓰지 않고 있다. 개인은 개인대로 점차 확장일로에 있는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커지면서 벌어들이는 돈이 모두에게 골고루 가지 않고 상위 일부에게만 몰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돈을 쓸 수 있는 계층이 협소해지다보니 전체적으로 돈을 쓸 수 있는 금액 자체가 줄어들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미국, 중국 다음으로 소득 불평등정도가 높은 나라이다. 그러니 해외에서 번 돈의 대부분이 국민 전체에서 아주 일부에게만 들어간다는 의미가 된다. 결국 ‘내수 확장을 통한 경기 활성화’는 수출의 중요성이 줄어든 게 아니라, 해외에서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전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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